Torvish Rusalny
Torvish 좋은 밤입니다. 아, 오랜만에 보는 표정이군요. 조금이나마 풀어드리고 싶었는데 성공한 모양이죠. 
요즈음 날카롭게 신경을 벼리고 계셨으니······. 많은 일이 있지 않았습니까.
Rusalny 으응? 앗, 잠깐... 잠깐! 너 누구야! 또 내가 함, 함정... 같은 거에 빠진 건 아니겠지...? 
아직 엘베드까지 시간이 남았고, 아아. 게다가 그차림은...... 진짜...?
Torvish 아직 믿기지 않으시다면 한 번 깨물어 보셔도 좋습니다. 밀레시안의 치아가 얼마나 튼튼한지 저도 잘 모르는데 실험해 보시겠습니까?
Rusalny 뭐, 뭐어어~?
진짜? 진짜 깨물 거야...! 
(빤... 5초 쯤 노려봤다.)
.............깨물만한 곳이 없잖아~! 놀리는 거지!? 하하하, 하핫... 정말... 여전하네에에......! 보고 싶었어...!
Torvish 하하, 다시 나를 탐색해 보세요. 갑주 사이와 상반신 아래로는 생각보다 빈구석이 많은데요. 
물론 농담입니다. 지난 엘베드에도 보았을 텐데 또 보고 싶으셨나요?
Rusalny .........그, 그렇구나아...아아? 무...무슨 말을 하는 거야아~!! 바, 바보...! (주춤주춤 뒷걸음...)
물론이지... 에린 사람들이 느끼는 시간의 흐름으로는 말이야, 한 해에 한 번이잖아. 
나도 이젠 그 시간을 조금은... 알 것 같고...... 그리고... 그리고...! 무슨 말 하려 했는지 까먹었어!
Torvish 당분간 여유가 제법 있으니, 이곳에 머무르겠습니다. 노숙시킬 셈이라면 기사단으로 돌아가야겠지만 말이죠···.
(톨비쉬가 천천히 거리를 좁혀 다가오더니, 이윽고 등을 두드려준다.) 이제 침착하셔도 좋습니다. 숨을 깊게 들이쉬어요. 다시 내쉬고.
Rusalny 정말? 기쁘다... 으음. 노숙하는 것도 제법 괜찮던데...... 날 아껴주는 사람들은 질색하지만.
하핫, 아니면 밤새 떠드는 건 어때? 아아, 그렇다고 노숙을 시키겠다는 건 아니고.....
(움찔, 그러나 금방 경계를 풀고 느리게 숨 들이내쉰다. 괜히 눈을 굴리며...) 조금 치사해...
Torvish 사실 처음에는 짧은 만남을 계획했습니다만··· 원한다면 얼마든지 함께할 의사가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 노숙까지 포함되겠군요···.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이어진다.) 되레 내가 물어야겠군요. 당신이야말로··· 나와 밤새 시간을 보내도 괜찮겠습니까?
Rusalny 너어는... 치사하게 날 지켜볼 수 있었으면서... 어, 어디까지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만나주러 와서 고맙네에...! 우리 약속이고 말야... 난 내 곁의 모든 것에 소훌해지고 싶지 않아... 
(시선이 땅바닥으로 떨어졌다가, 더듬더듬 올려 눈을 바주본다.) 그러고 싶어... 밤은 짧은걸.
Torvish 하하, 의젓해지신 줄 알았는데 말이죠. 아직도 외로움을 타시니 난감하네요.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당장은 할 수 있는 게 말동무가 되어주는 것뿐이군요. 말마따나 짧은 밤인데 피하지 말고, 나를 보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 역시 지켜보는 것과 마주하는 것의 감각이 달라서요.
Rusalny 그건... 그냥 내가 욕심쟁이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고... 바, 바보같다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어... 
(주눅든 것처럼 어물어물 목소리가 작아졌다가, 바람빠진 웃음소릴 냈다. 묻고 싶은 건 늘 많지만...)
그래, 호수에... 호수 앞에 앉아서 얘기하자...! 이멘 마하의 큰 호수 말이야, 밤에도 예쁘고...
Torvish 좋습니다. 안내해 주시겠습니까? 이왕이면 전망대를 구경하고 싶네요. 
이멘 마하라면 최근에는 멋진 분수가 생겼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요··· 높은 곳에서 구경하기 딱 좋아 보입니다.
(톨비쉬가 정중한 웃음을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럼 루살니, 에스코트를 부탁드립니다.
Rusalny 최근...? 으응, 좋아! 그럴까요? 
(금세 밝아진 표정을 하고서 상대의 손을 받쳐 들듯 쥐었다. 에스코트라든가, 예절이라든가. 어려운 것들을 이제는 좀 안다는듯 으쓱대고서는 걷기 시작한다. 그러다보면 처음 자세는 금방 흐트러진다. 잡은 손은 흐느적흐느적 흔들기까지 하면서.) 
밤이라 다행이다~.
Torvish (단정함을 유지하며 이끌린다.) 색색의 아름다운 불빛이 분수에 비추어져 아주 장관이라는데··· 바쁜 일과를 보내시느라 모르셨던 모양입니다. 
네, 밤이라 다행이네요. 어두우니 분수 공연을 구경하기에도 알맞지 않겠습니까?
Rusalny (제멋대로 신이 난 걸음걸이로 조금 앞서 걷다가도 문득 흘끔 상대를 돌아보며 속도를 늦춰 실없이 웃는다.) 
어? ...앗! 들어본 적은 있는 것 같아. 이상하게 늘 타이밍이 안 맞아서 직접 본 적은 없는데에... 
오, 오늘 볼 수 있을까? 어서 가자...! (마음만 급해서 동동거림)
Torvish (고개를 젖히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시간을 가늠하듯 진중해진 눈빛이 다시 당신에게로 향한다.) 루살니,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손을 꽈악 힘주어 들어 올린다.) 지금 이 손을 놓지만 않는다면··· 공연에 늦을 일은 생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무슨 방법인지 아시겠나요?
Rusalny (얼결에 상대를 따라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고, 다시 시선을 맞춘다.) 응? 어어? 
(들려 올려진 손을 강하게 마주잡고는 여전히 얼떨떨한 낯이다.) 
뭘까...? 앗. 설마... 엄청 빠르게 뛰어가기? 아니면...
(괜히 주변 두리번대고 고개 들이밀어 속삭인다.) 날 바다로 빠트렸던 그... 그런거? 깃털...?
Torvish 하하··· 답을 맞히셨습니다. 앞으로 보이는 저 방향이 맞겠지요?
그럼, 최선을 다해서 뜁시다.
(톨비쉬는 빙긋 웃어 보이더니···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Rusalny
Torvish (······다리 너머 아르페지오 공연장이 보인다. 멈춰 서 호흡을 가다듬었다.) ···보이십니까? 이제 막 공연을 시작한 모양입니다. 
이만하면 책임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Rusalny ...하하하! 정말이다...... 네... 확신이, 네가 맞았어... 
(숨을 제대로 고르지도 않고선 홀린듯 두어 걸음 걸어나간다. 그러다가도 멈춰 상대를 바라보고, 어쩔 줄 모르는 어린애같은 표정을 한다.) 
더, 더 가까이 가서 봐도 돼? 그...으냥 여기서 볼까?
Torvish ···아, 이런···. 관람객이 적지 않게 있네요. 당신도, 나도 이대로 들어가기에는 어렵겠군요. (공연장을 보며 짧은 고민을 마친다.) 
···조금 아쉽지만, 이만한 거리면 분수를 보기에는 딱 적당합니다. 음악 소리도 잘 들리니 알맞은 명당이라고 생각해 보죠.
Rusalny 그러게...! 나만 몰랐나봐... (짧게 웃음소리를 흘리고 적당히 다리 근처 난간 가까이로 이끌고 가 선다.) 
응, 괜찮아! 다들 저 너머로 가서, 이 근처에는 오히려 우리 둘만 있으니까... 조, 좋은 것 같고~... 
(흘끔흘끔 상대의 눈치를 보던 시선을 간신히 돌려 분수를 본다.) 반짝반짝하네...!
Torvish 하하··· 이런 걸 오붓한 분위기라고들 하죠? 음악 소리도, 루살니의 목소리도 잘 들립니다. 정말 오히려 좋은 선택이었어요. 
(내내 눈을 마주쳐 주다가, 시선이 떨어지면 따라서 분수를 구경하기 시작한다.) 루살니, 반짝반짝한 것을 좋아하십니까?
Rusalny 응... (몇 차례 변하는 물줄기의 모양새나 빛깔을 유심히 구경하다가, 상대의 얼굴을 본다.) 
하핫, ...지금 네 눈동자도 막... 여러 색으로 빛나는걸...! 
난... 캄캄한 호수에서 왔으니까... 이런 건 본 적 없어. 조금씩 기억이 나. 그래서 내가 얼마나 아름다운 세계에 왔는지 더 많이 깨닫게 돼...
Torvish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당신의 근원이 되는 그 어두운 호수 위로도 이런 분수가 생길지 모릅니다. 
시대가 흐르면 모든 것은 변화하기 마련이죠. 그것이 어떤 소문이나 풍경이 되었든, 혹은 인간이 되었든 간에요. 
물론 우리 세계가 조금 더 아름답기를 바라게 되는 건··· 나로선 어쩔 수 없군요.
Rusalny 우리 세계, 말이지~... 더는 망치고 싶지 않아... 내가 자꾸만 이 아름다운 땅에 칼날같은 바람을 몰고 온다고들 하는데. 그게 정말 운명이라면 난... 
나는, 그래도 여기에 있고 싶어. 여기가 좋아, 네가 좋아. (쇼의 클라이막스처럼 눈앞이 환해진다.) 
그러니까 걱정 마...! 네 바람을 나도 이뤄줄래.
Torvish 얽매인 수많은 멍에를 감당하면서도··· 그럼에도 당신이 이 세계를 사랑하여 이곳에 머무른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루살니. 
그 무엇에도 주저하지 마십시오. 내가 당신 옆에 있지 않습니까.
오, 지금 들려오는 음악은 나도 아는 종류인데··· 어떤 곡이었는지 가물가물하네요. 무언지 알겠습니까?
Rusalny 응... 사랑해.
그렇게 정해져 있던 것처럼 말야...... 언젠가 아름다워질 내 호수로는 돌아갈 수 없어. 
아니지, 이젠 내가 돌아갈 곳은 여기 뿐인걸. 그래, 네가 옆에 있으니까... 
응? 톨비쉬이... 날 시험하는거야? 으음. 이 음악은, 당연히, ...내가 알 리 없잖아~! 무지 좋은 건 알겠어!
Torvish (난간에 팔을 가벼이 걸친다.) 이 계절에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되지 않나요? 분명 곡명에 비슷한 의미를 담고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해 보죠. 서로 제목이 어떨지 추측해 보고··· 당신이 답을 알아 오는 겁니다. 승자에게 상품이라도 걸까요?
Rusalny 으음~. (상대를 따라 한 팔을 난간에 걸치고선-묘하게 비딱한 모양새다.- 눈을 빛낸다.)
...상품으로 뭘 걸 생각인데? 나 이런 거 자신 없어...!
계절, 계절이라... 수확... 낙엽... 그런 걸까...
Torvish (질문에 고민하듯 작게 소리 낸다.) 상품으로는··· 이긴 사람을 업어주기나 해볼까요? 업고 전력 질주, 어떠십니까? 
하하. 특별히 떠오르는 게 없다면 그렇게 하죠. 나는 이 곡에 단풍이라는 단어가 들어갈 거 같습니다.
루살니, 확실히 정한 겁니까?
Rusalny 하하, 그게 뭐야~... 으음~ 좋은데? 꼭 이기고 싶어졌어...! 그럼, 나는 낙엽으로 할래. 
저쪽에 있는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오면 되는 거지...!? 
(어느새 난간에서 떨어져 금방 뛰어나갈 기세로 서성거리기 시작한다...)
Torvish 아, 당신이 에린의 영웅임을 들키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해도 좋겠네요. 이거 기대되는데요···. 
(톨비쉬는 한 걸음 물러선 뒤, 제 앞으로 팔짱을 낀다. 먼발치에서 당신을 지켜보려는 속셈이다.)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
Rusalny 무, 물론이지. 소란피울 생각 없어. 모처럼 둘이 보내는 시간인데... 좋아. 기다리고 있어...! 

(그리 장담을 해 놓고... 누가 봐도 수상한 걸음걸이로 다리를 건넌다. 우여곡절이 있을 뻔했으나 동족으로 보이는 인물들을 붙잡고 묻기를 반복하더니, 쏜살같이 빠져나온다.)

(저 멀리서부터 손을 흔들며 당신에게로 뛰어오는데, 매 해 엘베드마다 성소에 이런 모양새로 찾아오고는 했을 테다. 참으로 한결같이. 기쁨을 한가득 티 내는 얼굴로.) 

톨...! 흡, 아니...!  
나 알아왔어...!
하하, ...하, 누가 이겼을 것 같아...?
Torvish (웃음이 튀어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는다. 주먹을 말아 쥐어 입을 가린다. 아아, 한결같으셔라. 헛기침을 몇 번 한 톨비쉬가 태연한 말투로 묻는다.) 크흠. 당신 신원에 대한 문제는 뒤로 하고··· 누가 이겼을까··· 긴장되는군요. 나도 승부를 양보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과는 어떻죠?
Rusalny 뭐, 뭐어? 나 안 들켰어~. 아마도... 
(그제야 주위를 휙 두리번대고는 멋대로 당신의 손목을 잡아 끌어다 조금 더 그늘지고 구석진 곳으로 뒷걸음한다.) 
있잖아, 결과는. ...
...내가 이겼어! 
낙엽의 춤, 이라는 음악이라는 거 있지? 어쩐지 그리웠어...
어서 안아줘. 아, 이게 아니라. 업어줘!
Torvish 그립고 쓸쓸한··· 이 계절과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곡입니다. 곡명을 들으니 그 이미지가 더욱 또렷해지네요. 알려주어서 고맙습니다, 루살니.
그나저나 설마하니 져버릴 줄은 몰랐습니다. (눈썹을 아래로 내리고는 탄식한다.) 이것 참, 내가 먼저 제안한 내기이니 빼기도 난감하고요.
하하··· 업어드릴까요, 안아드릴까요?
Rusalny 응... 그렇지? 내가 이 땅에 처음 온 날이 떠오르는 곡이야... 티르코네일의 전경과 함께 들려오던 연주소리, 그런 거. 
... 하하...! 뭐야, 빼고 싶어졌어? 설마 내게 업히고 싶었던 거야? 얼마든지 해줄 수야 있지만... 좀 더 승리를 만끽할래... 
그래서 말인데, ... 둘 다 해주면 안 돼?
Torvish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 관대해져 볼까요? 편안한 옷으로 환복이라도 할 걸 그랬습니다. 딱딱하고 차가운 갑옷이라··· 하하. 
(선뜻 두 팔을 벌린다.) 루살니는 포옹을 정말 좋아하는군요.
Rusalny 앗...! 괜찮아~! 세게 껴안을 순 없겠지만... (그리 말하고서는 와락 껴안아 어깨에 턱을 괴고 소리내 웃는다.) 
아하하, 정말 차갑고 딱딱하잖아... (한 손은 갑주 위를 방황하다 상대의 뒷머리칼이나 멋대로 만지작댄다.) 
어~... 이상한가? 하루종일 껴안고 있어도 좋은데...
Torvish 다칠 수 있으니 조심히. (가볍게 주의를 주며 끌어안는다. 두터운 장갑을 두른 손이 그의 등을 느긋하게 토닥여 준다.) 
이상하지 않아요. 그동안은 여유가 나지 않아 하루 종일 끌어안고 있지 않았던 겁니까?
Rusalny (부드럽지 않은 손으로도 부드러이 느껴지는 손길과 다정함에 만족한다.) 
...아, 그건... 얼굴 보고 대화 나누는 것도 좋으니까... 
이러면 무슨 표정인지 보이지 않잖아~. (기습적으로 고개를 들어 상대의 옆얼굴에 뺨을 부빈다.) 
그래도 언젠가 한 번쯤은 그렇게 해 볼래. 허락해 줘...!
Torvish 당신과 나에게 이런 휴식이 다시 오게 된다면··· 그때는 기꺼이 동참해 드리지요. 
지금은 그 외에도 하고 싶은 것이 많을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수수함에 웃으며 그를 천천히 떼어낸다.) 
공연도 슬슬 마무리되어 가고 있으니, 당신을 업고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 생각해 봐야겠군요.
Rusalny (금방 떨어지지 않고 말 안 듣는 개처럼 장난스레 저항하다 순순히 물러나서는 고개를 끄덕인다.) 
응...! 하고 싶은 건 많았는데, 생각해내려니 기억이 안 나... 어디로 가면 좋을까... 사람들 눈에 띄지 않으려니 어려운걸. 
옥수수밭이나 아브 네아 호수를 보러 가는 것도 좋아... 우선 업어줘~!
Torvish 옥수수밭이라면 아까 뛰어오다 지나친 곳 말이죠? 호수보다 가까우니 업어가는 목적지는 그곳으로 정해 보죠. 
하하, 아직 밤은 길고, 체력은 한정적이니까요. (업히기 편하도록 자세를 낮춘다.) 이번에도 조심히.
Rusalny 응. 낮에 보면 황금색으로 잘 익은 옥수수들이 잘 보일텐데. 네 머리칼처럼 말야. 
하핫... 톨비쉬가 지쳐 쓰러지는 모습은 볼 수 없겠네... 응. (아까 전보다는 얌전히, 조심스레 목덜미를 껴안으며 업혀본다.) 
나... 정신이 멀쩡한 상태로 남에게 업혀보는 건 처음이야... 두근거리는걸...~
Torvish 동틀 무렵의 옥수수밭도 그에 못지않게 아름다울 겁니다. 해가 뜰 때까지 옆에 있을 테니 함께 구경해요. (안정적인 자세로 걸음을 뗀다.) 
···늘 무거운 짐을 떠안겨 미안할 따름입니다. 누구든 쉬지 않고 달리다 보면 피로가 쌓이기 마련이죠. 
게다가 당신은 쓰러질 때까지 무리하고는 하니···.
Rusalny 맞아, 밤새 같이 있기로 했지? 너와 함께 동 트는 옥수수밭 같은 걸 보게 된다니 꿈 꾸는 것 같아...
톨비쉬... 네가 날 선택하는 바람에 몇 배로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는 걸 알아... 사과 받을 생각도 없고, 투정 부릴 생각도 없어. 
누가 누굴 걱정해...!? 자, 전력질주는 언제쯤 시작할 거야~?
Torvish 하하, 루살니의 투정이라면 받아줄 의향이 있는데요. 나를 의지한다는 의미이지 않습니까. 
···이런 대화들로 은근슬쩍 넘겨볼까 싶었는데 역시 안 되겠군요. 알겠습니다. 
(톨비쉬가 눈썹을 내리며 웃더니, 업은 당신을 단단히 붙잡고 달음질한다. 인적 드문 도시 북문으로 빠져나왔다.)
Rusalny ......그, 그래? 네게 의지하고 싶어... 하지만 네 마음의 짐이 되고 싶지도 않아... 정말 괜찮을까...  
(꿈지럭대며 자세를 고쳐 안정적으로 껴안는다.) 아하하, 무서워...! 
(상체를 웅크려 거의 필사적으로 매달리면서도 웃음이 멈추질 않는다.) 아아, 이제 그만 뛰어도 돼...! 무겁지...?
Torvish (몇 걸음 더 크게 뛰다가 멈추어 서고, 뒤를 돌아 상대를 본다.) 훈련된 기사에게 사람 한 명분의 무게야 버겁지 않지요. 
당신이 잘 봐준다면 천천히 걷고 싶은 의향은 있습니다만···. 저기 옥수수밭 사이에 난 길을 걸어볼까 했습니다. 
내려드릴까요?
Rusalny 그으렇겠지―... 내가 널 너무 얕봤네...! (가까이 눈이 마주치자 공연히 눈동자를 굴리고는 상체를 곧게 편다.) 
재미있는 경험이었어... 그래도 역시 같이 걷는 게 더 좋은 것 같아. 응, 내려주라. 발이 땅에 닿는 게 좋아.
Torvish 알겠습니다. 재미있으셨다니 다음번엔 내가 꼭 이겨야겠어요. (선선히 대답한 톨비쉬가 느긋한 움직임으로 어렵지 않게 내려주었다.) 
···최근에는 당신과 눈높이를 맞추어 걷는 일도 요원했군요. 이렇게 손을 잡으면··· 이쪽이 조금 더 데이트 같을까요? 하하.
Rusalny 으응, 그래. 내기를 할 기회는 수없이 많을테니까...! 
(조금 아쉬운듯 미적미적 떨어졌으나 금방 화색이 돈다. 상대의 손을 잡고 가만 눈을 맞춘다.) 데, 데이트? 그으건...
그렇지! 데이트구나...... 나는 사실 줄곧 너랑... 데이트를 하고 싶었던 걸까... (여전히 어리숙한 낯으로 뺨을 붉힌다.)
Torvish 소박한 것들을 하나씩 채워가다 보면 바라는 지점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게 되겠지요. 
그것이 나에 관한 것이라면··· 무어든 어려울 것도 없고요. 
(속을 깊이 들여다보듯, 정중히 눈을 마주한다. 그 눈매가 부드럽게 휘어진다.) 음, 조금은 거창해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Rusalny 기억나? 네가, 당신이... 그때 내 눈을 빌려 지금의 에린 곳곳을 둘러 보았잖아. 그땐 동행이라고 하긴 어려웠지만... 
이제는 어때? 네 눈으로 나와 함께 이 땅을 바라보고 시간을 나누는 거... 네게도 즐거운 일이야? 
(그를 따라 자연스레 눈을 휘어 웃었다.) 평범한 사람들처럼 데이트하고 싶어...
Torvish ···그때와는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당신을 보는 눈도, 내가 가지고 있는 시야조차도. 
무엇보다 지금은 데이트를 하고 있으니까요. 많은 연인이 잡은 손에 의지하며 밤길을 걷고는 하지요. 
손 너머 전해지는 온기와 웃음소리로, 서로의 즐거움을 깨닫고는 하죠···. ···느껴지십니까?
Rusalny ...! 응, 그렇지! 하하...... 자...잠깐만... 어쩐지 쑥쓰럽네... 
(정말 따뜻한 온기라도 느끼듯이, 상대의 무장한 손을 양손으로 꼭 붙들고는 꿈지럭댔다.) 많은 연...인들 말이지... 그렇구나......
그을쎄...! 잘 모르겠다면 어쩔 거야~? 차, 차가운 것 같은데~?
Torvish ···하하하, 그 분위기를 상상해 보라는 말이었습니다만··· 준비물이 부족했던 모양입니다. 
갑옷을 두른 채로 데이트하기에는 장애물이 한둘이 아니군요. (힘을 실어 단단히 맞잡는다.) 
그래도 나는 어느 정도 알 거 같습니다. 즐거움을 공유한다는 게 무엇인지.
Rusalny ...농담...이었어~! 혹시 속은 거야? 아하하. (맞잡아 오는 손아귀의 힘에 기꺼움을 느끼며, 가까이 끌어당겨 바짝 붙어 선다.) 
네 마음이 느껴져서 기뻐. ... 어느 정도가 아니라 전부 알게 되면 좋을텐데. 우리도... 잡은 손에 의지해서 조금 더 걸어보자...
Torvish (조금 놀란 듯이 톨비쉬의 눈이 동그랗게 뜨인다. 뒤이어 웃음소리가 작게 흩어진다.) 
······이번에는 내가 당했군요. 사실 아쉽고 부족했던 건 내 쪽이었나 봅니다.
(옥수수밭 사이로 난 길을 보폭을 맞추어 걸었다.) 평범함에 초점을 맞춘 데이트라면 무어를 더 해 보아야 할까요?
Rusalny 하하... 어쩐지 기분 좋은걸. 네가 아쉽다고 느꼈다니. 
...있지, 다음엔... 더 편한 복장으로 만나지 않을래? 맨 손을 잡고 껴안아 심장 소리를 느끼고 싶어... 다음에! 지금도 정말 좋아! 
사실 나도 평범한 데이트는 잘 모르지만... 앗...! (주절주절대며 걷다가 평범하게도 발을 헛디뎌 휘청인다.)
Torvish (때마침 손을 잡고 있었으니, 그를 끌어당겨 중심을 잡게 한다. 어쩔 수 없다며 웃었다.) 나를 얼마나 더 놀라게 할 셈입니까. 
이래서야 데이트가 끝나고도 당신을 계속 주시할 수밖에 없을 거 같은데요···.
Rusalny ...아! 고마워...! (손아귀에 힘을 주며 바로 선다. 놀라 눈이 부릅 뜨여졌으나 곧장 상대의 웃는 얼굴이 보이니 그저 따라웃었다.) 
그으치만. 넘어져서 다쳐도 금방 나을텐데. ...톨비쉬도 걱정이 많다니까. 신경써주는 건 정말 기분 좋지만. 
그래서 못된 마음이 생겨버릴 것 같아...!
Torvish 아무리 회복 속도가 빠르다 한들··· 다치면 똑같이 아픔을 느낄 테니까요. 
내게 못된 마음을 품는 것은 괜찮습니다만, 그것이 당신을 해치는 길로 이어져서는 안 됩니다. 
···으음, 그리고··· 평소에도 종종 이러시는 걸 봐 왔습니다만, 의도하신 것은 아니지 않나요? 하하.
Rusalny 네게 못된 마음을 품는 건 괜찮은데, 날 해치는 건 안 된다고? 그럼 어떻게 해야 네 관심을 끌 수 있을까~... 
하하, 사실 알아. 이미 충분히 신경 써 주고 있겠지. 내가 욕심쟁이라서... 안 그러고 싶은데... 미안. 
응? ...뭐야아. 바보같다고 생각했지? 평범한 데이트에 대한 거나 더 생각하자구...!
Torvish 글쎄요··· 내게는 연인들이 할 법한 범상한 투정으로 들립니다. 대화 주제와 잘 맞아떨어지지 않습니까. 
(걸음을 멈춘다. 불빛이 요요하게 옆얼굴을 비춘다. 고민하듯 턱에 손을 가져다 댄다.) 이런, 길의 끝이 보이는군요. 
평범한 데이트를 즐기는 다난들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로 이어질까요?
Rusalny ...그, 그렇게 생각해...? 그러니까...  연인들이 할 법하고... 그래서 괜찮다는건... 
(말끝을 흐리다가 어벙해 보일만한 표정으로 상대의 옆얼굴을 본다.) 어? 어어. 어떡하지? 아직 동 트려면 먼 것 같고... 
어, 어디든 앉아서 멍하니...! 이건 아닌 것 같고... 여, 여관에... 이것도 이상한가...
Torvish 이렇게 된 거 더 멀리 가 보죠. 아까 이야기 나왔던 아브네아 호수가 근처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민을 끝마친 톨비쉬가 맞잡은 손에 견고히 힘을 준다.) ···음, 그것이 아니라면··· 
혹여 피로감을 느끼고 있습니까? 여관으로나 갈까요?
Rusalny 아, 좋아...! 흘려넘기지 않고 기억하고 있었구나.(잡은 손을 장난스레 흔든다.) 
사실 난... 에린의 모든 호수를 구경다니고 싶었어. 
먼 옛날 내 존재 자체였던 것이... 다른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 모습을 보는 게 신기하다고 할까... 
아브 네아 호수에 가자...! 그러다가 정말 피곤해지면 쉬러 갈래.
Torvish (행선지가 정해지면 곧장 발걸음을 옮긴다.) 선지자들을 쫓아 해당 지역으로 갔던 적이 떠오릅니다. 
루살니에게 그런 감상이 있는 줄 알았더라면,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구경할 걸 그랬네요. 
상황이 워낙 급박했으니 어쩔 수 없었지만 말이죠···. 그 호수에 거대한 괴수가 살고 있음은 알고 계십니까?
Rusalny (속도를 맞춰 나란히 걷는다.)  아... 그랬지. 참. 솔직히 풍경이 눈에 들어올만한 상황은 아니었어... 
그리고... 나, 나랑 이렇게 어울릴 만한 감정도 네겐... 없지 않았을까...... 
아무튼...! 함께 느긋하게 구경할 수 있으니 좋은걸... (멋쩍어 말끝을 흐린다.) 어? 거대한 괴수...? 정말이야?
Torvish 하기는, 그땐 당신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을 뒤로하고서라도 다소 엄격한 자세를 고수했던 편이었으니···. 
(도시의 북쪽, 아브 네아 거주지로 빠져나온다. 한때 활발했으나 현재에는 빈 거주지가 많아 황량한 느낌을 준다.) 
호수 근처에 지내는 음유시인들은 잘 아는 모양이던데요. 물어나 볼까요?
Rusalny 으응... 내가 너무 바보같기도 했고... 네게 밉보이거나 혼날까봐 겁먹었던 때도 있었지... 
하하, 옛날 생각을 하려니 기분이 이상한걸. 상황이 너무 달랐으니까... 아마 마음도...
(평소 걸어서는 잘 다니지 않는 길목이라, 산만하게 두리번대며 걸었다.) 아, 이 시간에도 노래하고 있을까? 좋아...!
Torvish (손잡은 이가 다른 길로 빠질 때마다 방향을 잘 잡아준다.) 그렇게 겁먹을 필요는 없었는데 말입니다. 
나와 만날 때마다 긴장하여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죠. 하하, 그 모습을 추억으로만 남기기에는 살짝 아쉽지만··· 
진심을 드러내고 있는 지금이 훨씬 낫다고 느낍니다.
Rusalny (당신의 손이라는 목줄이 있어 참으로 다행이었다. 몇 번이고 고쳐 이끌리면서도 즐거워 했다.) 그런 것까지 보였단 말야? 
보, 본능 아니었을까~... 그때의 넌... (정말 내가 미웠을지도... 입 밖에 내놓는 것이 두려워 삼키고 어색하게 웃음소리를 낸다.) 
나도 그래... 지금은 겁먹지 않아 보이지?
Torvish 당신은··· 미워하기 어려운 존재이죠. 
내 속에서 아무리 헐뜯고 폄하한들, 속임이라곤 없는 순수를 띄고 있으니 어찌 단정 지을 수 있겠습니까. 
늦은 만큼의 진심을 다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나를 스스럼없다고 느끼도록.
(고요한 목소리가 밤공기에 부유한다. 담담히 말하던 톨비쉬의 얼굴에 장난기 어린 미소가 그려진다.) 
지금도 가끔 뻣뻣해지기는 하던데요. 버릇처럼 그러는 것인지···.
Rusalny (씹어삼킨 말을 들킨 기분에 뜨끔한다. 티나도록 걸음이나 시선이 어색해진다.) 하하... 뭐라고 폄하했을지 궁금한걸... 
아, 아냐. 안 궁금한 것 같기도 하고... ...이젠 내가 좋은거지? 그럼 됐어. 
(왜인지 눈을 내리깔았다가, 퍼뜩 시선 올려 바보같은 표정이 된다.) 뭐? 그건...
어쩔 수 없어... 난 네 말 한마디에도 흔들리니까. 긴장하지 않으면 정신을 못 차릴지도 몰라. 
나쁜 뜻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 좋아해서... (말끝을 흐린다. 저도 모르게 느려진 걸음을 재촉한다.) 
미, 미안. 아아, 슬슬 호수 보이지 않으려나...!
Torvish 그러니까 당신은 상시로 긴장하지 않으면··· 내게 빠져서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는 말씀입니까? 
(뻔뻔한 얼굴로 잘도 묻는다. 말대로 시야 너머 거대한 호수가 보이기는 하였으나 오직 상대의 대답만이 궁금하다는 듯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Rusalny ...... (넋나간 얼굴로 시선을 맞춘다. 제 의지로 맞췄다기보다는 상대의 시선에 빨려들었다는 표현이 옳을 테다. 잠시간의 간극 후 얼굴이 확 달아오른다.) 
너, 너어어... 그런 말을... 
...그래! 호수 구경이고 뭐고 껴안고 입맞추고 싶다는 생각을 자꾸... 
안돼... 바보같아...! 호수 봐야 해...!
Torvish 하하, 이렇게 과감한 언사라니요. 입 맞추는 행위야··· 볼에 하는 것 정도는 인사로도 으레 하던데요. 
(목소리만큼이나 유유한 눈길이 호수로 움직인다.)
루살니, 이것 보세요. 날씨가 좋아, 밤하늘이 호수에 비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Rusalny 역시 놀리는 거지...! 그보다 인사로도 뺨에 입을...... 음. 그런가? 하긴. 에레원 폐하한테 이마에는 받아봤어... 
톨비쉬 너도... 뺨에 입맞추는 인사 하고 그랬어? 으응? (영양가없이 캐물어대다가, 단순하게도 곧장 시선을 따라 호수를 바라본다.) 
아...! 정말이다. 밤하늘이 내려온 것 같아...
Torvish ···음, 조금은 놀리고 싶었습니다. 다만 진심이 아니었던 적은 없어요. (물결 위로 쏟아지는 별에 시선이 머무른다.) 
나는··· 친근한 인사를 할 만한 관계를 만들어 오지 않았다고 해 둘까요? 그러니 문화만 대강 알고 있는 셈이죠.
Rusalny 으으... 그래애... 음, 네가 말했으니 믿어. 넌 내게 누구보다 진실된 존재니까... ... 
(호수를 바라보던 시선이 천천히 상대에게로 돌아가 응시한다. 별안간 고개를 들이밀어 뺨에 입을 맞추고 떨어진다. 뜻대로 장난을 마친 아이처럼 웃음소리를 냈다.) 
하하...! 인사 나누기 좋은 밤이야. 그렇지?
Torvish ······. (단정하고 견고하던 표정에 틈이 생긴다. 놀란 듯 크게 뜨인 두 눈은 금세 곱다랗게 휜다.) 
좋은 밤이네요. 이렇게 다정하고 따뜻한 인사는, 당신만이 할 수 있을 겁니다. 나도 루살니에게 화답하고 싶은데··· 
나의 방식과 당신의 방식 중 무엇이 더 좋은지 알려줄 수 있습니까?
Rusalny (이제는 안다, 그가 내게 일부러 틈을 내주는 것을. 그러니 이런 표정은 나만 볼 수 있겠지...... 곱게 휘는 눈을 멍하니 들여다본다. 유일함이라는 아득한 감정을 조금이나마 만끽한다.) 
...어? 둘 다 해주면 안 돼? 하나만 골라야 해? 
...하하. 그럼 네 방식이 궁금한걸. 어서 화답해 줘.
Torvish (손을 겹쳐 잡을 때마다 고된 수련으로 쌓아 올린 강인함이 전해진다. 톨비쉬가 당신을 바라보며 그 손등에 지그시 입술을 눌렀다. 고개를 살짝 떼어내고, 틈새를 빌어 속삭인다.) 
한 번의 입맞춤이 더 강렬히 느껴질 테니, 나의 마음이 당신에게 잘 전해졌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Rusalny

이런... 인사도 너만 할 수 있을 거야. 어쩐지 굉장히, 아낌받는 것 같기도 하고... 뭐라고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네. 
정신을 못 차리겠어... 그러니까... 걱정 마, 잘... 전해진 것 같아... (잠깐의 침묵 후 실없이 헤실댄다.) 
...앞으로도 만날 때 이렇게 인사해 주면 안 돼? 하하하...
Torvish 무어든, 느낀 그대로가 맞습니다. 당신은 내가 몹시도 아끼는 분이죠. (손을 놓아주며 장난기 머금은 웃음을 그린다.)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어려운 일은 아니니까요. 익숙해지면 루살니도 이것을 능숙하게 받아넘길 수 있을지···.
Rusalny 응... 나도... 널 무지 무지 아껴. 좋아해. 알지? 
(떨어지는 손을 도로 덥썩 붙잡는다. 꿈지럭대며 손가락을 비집어 멋대로 깍지를 낀다.) 약속이야. 약속. ... 
(어쩐지 장난기가 느껴지면 눈을 찡그리며 웃는다.) 너어. 정말 내가 익숙해지기를 바라는 거야?
Torvish 익숙해지면 다른 것으로 놀라게 해드릴 생각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당신과 나는 하나 씩 추억을 쌓아갈 테고요. ···
그러니 달갑지 않을 리가요. (맞잡은 손을 가볍게 흔든다.) 마저 움직일까요? 
캠프로 가서 괴수에 대한 것을 물어보죠. 곧 새벽입니다, 루살니.
Rusalny 너는 그런식으로 날 끝없이 살고 싶게 만들어... 나는 또 널 만날 내일을, 다음 해를 기대하고... 
네가 다른 무엇으로 날 놀라게 만들어줄 지 궁금해 하면서... 한때 필멸을 동경한 게 미안할 정도야. 
(작게 웃고 가볍게 걸음을 뗀다.) 응~. 어서 가자. 해 뜨는 옥수수밭도 좋지만, 호수도 정말 좋아.
Torvish 끝없는 생애 속에서 끝이 존재하는 것들을 사랑하는 건, 지극히 당연하면서도 어려운 일이지요. 그들을 동경했다는 마음을 이해합니다. 
(희미한 류트 소리가 점차 들려온다.) 
이건 단순한 호기심입니다만, 에린에 오기 전 당신이 지냈던 호수와 아브 네아 호수의 크기를 비교한다면··· 어떻습니까?
Rusalny 응... ...톨비쉬, 너도 기대해. 끝이 존재하지 않는 내가 너를 홀로 두지 않을 거야. 
...어? 어어, 네가 궁금해할 줄 몰랐어...! 으음, 기억이 선명하지는 않지만... 더 작았을거야. 
대신 아주 깊었지. 빛이 잘 드는 곳도 아니었어... (문득 짧게 웃는다.) ...아, 그 호수에도 괴수가 있었어.
Torvish 깊고 어두침침한 곳이었군요. 
물이 괸 곳에는 수많은 생명체가 공생관계를 이루며 살아가는 편이지만, 당신의 옛 거처는 그러지 못했으리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 괴수는 아마도 친구가 부족했을 테죠?
Rusalny 으응, 외롭다는 게 뭔지도 몰랐을 땐 괜찮았을텐데. 혼자라는 걸 느껴버리면 슬프잖아. 어째서 살아있는지도 알 수 없었어. 
그 어두운 호수의 괴수 말야... 아주 오랜 세월동안... 빛 아래에서 사막을 걷던 사람도 외로웠겠지? 
......난 지금이 너무 좋아. 다리도 있고!
Torvish ···나도 그렇습니다. 많은 것을 깨닫게 되어, 같은 크기의 슬픔을 견뎌내는 법 또한 익혔지요. 이 또한 주신께서 의도하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네, 지금이 좋네요. 모처럼 휴가를 나와 쉬고 있기도 하고요. 하하, 거기다 루살니와 함께 있으니··· 해 뜰 것이 아쉽다고 느껴질 정도예요···.
Rusalny 이젠 네가 슬픔을 견뎌야만 할 일도 없으면 좋겠다. ... (말끝에 멍하니 입술이 벌어진다.) 
톨비쉬...(입꼬리를 씰룩이더니 고개를 바짝 들이밀어 방긋방긋 웃는다.) 
보고 싶을 거야. 그치? 아쉬운 만큼 마음이 쌓여서... 다음에는 또 얼마나 기쁠까. 
......그렇다곤 해도, 역시 헤어지기 싫어...
Torvish 괜히 당신을 불안하게 했나 보군요. 아직 하늘은 푸르고, 해가 뜨기엔 시간이 남아 있어요. 
나는 이 밤의 마지막까지 당신과 함께하고 싶은데··· 벌써 보내버릴 작정은 아니겠죠?
하하, 나도 마음이 약해집니다. 분명 당신은 웃고 있는데, 이렇게나 쓸쓸해 보이다니요···.
Rusalny 그..., 그런 거 아니야. 끝까지 같이 있어줘. 같이 있을래... (삽시간에 표정이 무너졌다가, 금세 비실비실 미소 지어 보이며 물러난다.) 
나 괜찮아...! 가자. 괴수에 대한 것도 물어보고... 해 뜨는 게 잘 보이는 호숫가에 앉아서... 네 눈을 들여다 볼래... ...
Torvish 네, 해야 할 일이 산더미네요. 어쩌면 호수를 따라 걷다 더 생겨날 수도 있고요. 조금 더 달려볼 걸 그랬습니다.
(농담조로 말한 톨비쉬의 푸른 눈동자가 다시금 하늘로 향한다.) 
···음, 류트 소리요, 여기서 잘 들립니까? 음유시인들도 떠오르는 악상을 표현하려 잠들지 않고 긴 밤을 보내는군요···.
Rusalny 하하... 밤이라면 지긋지긋할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밤을 붙잡고 싶다니 재미있기도 해. 그래도... 느긋하게 걷는 거 정말정말 좋아! 
(상대의 시선을 따라 하늘을 보았다가, 슬쩍 눈을 감고 소리에 집중한다. 고개를 끄덕인다.) 
응~. 에린에서 낯선 악기들도 많이 만져 봤지. 음악가들은 참 대단해.
Torvish 그래서 말인데··· 굳이 괴수에 관해 물으러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올곧은 시선이 당신에게로 향한다.)
아름다운 음악 소리를 방해하기보다 우리의 시간을 보내는 게 더 좋게 느껴지네요. 눈싸움도 더 오래하고요. 하하.
Rusalny 어어? ... 아...! 나, 나도 그게 좋아... (눈에 띄게 기쁜 듯 화색이 돌았다가, 괜히 불안한 듯 눈동자를 굴린다.) 
내... 내가 괜히 떼써서 그런 건 아니지...? 정말 네가 좋은 거지...? 그럼... 그럼 정말 눈싸움 해줘야 해. 저기 앉아서 말이야...
Torvish 전부 들어줄 수 있다면 그리했겠지만 아쉽게도 당장은 어렵습니다. ···나도 조금은 욕심을 부렸거든요. (호수 둔덕으로 천천히 움직인다.) 
감상이 듣고 싶은데요. 어땠습니까? 오늘의··· 데이트요. 하하, 나는 당신의 에스코트가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Rusalny 응... ...(아쉽다거나, 욕심을 부렸다거나. 욕망에 기반한 진심을 네게서 듣는 것이 한없이 기꺼워 웃음을 숨기지 못한다. 초탈한 자의 욕망이란 생명력처럼 느껴져, 나와 같이 살아있음을 느낀다.)
꽤? 더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지, 그거...? (장난스레 웃었다.)
난... 일생 중 손에 꼽을 정도로 행복했어. 아, 일생이라는 말은 내게 어울리지 않겠구나. 
아무튼...! 아쉬울 정도로 좋았어. 데이트... 또 이렇게 만날 수 있을까?
Torvish 언제든···이라고 하면 어폐가 생기는군요. 당신이 조급하지 않을 정도의 시간을 사이에 두고,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믿음 그 자체가 우리의 증표이니 다른 물질적인 증명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그때엔 조금 더 편한 복장을 하고 당신과 내가 마주 보고 있을 겁니다.
(라데카의 빛이 초탈하게 반사되어 부드러운 실루엣을 만든다. 바라보는 이와 비슷한 웃음을 짓는다.) 
눈싸움은 내가 이겨보고 싶네요.
Rusalny (한참 그 말을 곱씹는다. 눈에 보이는 것만을 믿을 줄 아는 어리숙하고 불안정한 자에게는 매순간이 어려운 배움이었으나 그럼에도 믿는다. 그것이 증명이라면야 그의 진심과 약속을 절대적으로 믿는 수밖에. 홀린듯 그의 미소를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응....
그럼 또 내기라도 걸까? 소원 들어주기!
Torvish 잘 되었습니다. 무엇을 소원으로 빌지 마침 떠오르는군요. (창천을 담은 눈동자가 상대를 똑바로 직시한다.) 
참, 물론 알고 있겠지만 반칙은 안 됩니다.
Rusalny 어, 정말? (호기심으로 빛나는 눈이 상대와 시선을 맞춘다. 그 아득히 푸른 눈동자와 똑바로 시선이 얽히면 그 색이 다른  눈은 금방 애정을 담뿍 담고는 한다.) 
너, 너야말로 반칙 하면 안 돼... 지금부터 시작이다?
Torvish 치사한 짓을 일삼는 이미지로 보였습니까? 앞으로 처신을 더 잘해야겠네요. 
(시작을 알리기 전 한 번 깜빡인 후로 눈꺼풀에 떨림 하나 없다. 자신감 있는 언제나의 그 표정으로.) 
당신도 의외로 승부욕이 있다니까요.
Rusalny 먼저 반칙하지 말라고 강조한 건 너면서~! 그게 제일 치사해! 

(장난스레 투덜거리다가도 금세 눈마주침에 집중한다. 그의 고요하고 드넓은 호수에는 파문 하나 일지 않음을 본다. 촛불처럼 흔들리던 오래전의 눈빛은 이제 아마도 다시는 볼 수 없음을 상기하자 미소가 번진다.) 

그야 밀레시안이니까.

(그의 창 너머 강인한 혼을 한참 들여다본다. 어둠은 반드시 물러나고 빛이 나를 이끌 것이라는 믿음을 신앙처럼 품는다. 증명처럼 시야는 조금씩 밝아지고 있었다. 네 눈 색이 더 잘 보여. 세계를 살피는 드넓은 시야가 이 순간이나마 오롯 나 하나를 담는다니, 이보다 더 사치스러운 특권이 있을까?)

(어쩐지 시큰해지는 감각과 함께 시야가 희뿌옇게 흐려져 무심코 눈을 깜빡이면 그제야 맑아진다. ...사치스럽다니! 나는 더 가지고 싶은데!) 아...! 내가 졌어...!
Torvish ······시릴 테니 그대로 눈을 감고 있어도 됩니다. 아니··· 그렇게 해주는 게 좋겠습니다. 아쉽게 떠나는 쪽은 항상 당신이었으니. 
(톨비쉬가 당신의 두 눈을 슬며시 감긴다.) 이번엔 내가 그렇게 하겠습니다.
루살니, 당신의 서글픔이 한순간의 아쉬움만을 담았길 바랍니다. 그 외에 슬퍼할 이유가 있습니까. 
등 뒤를 언제나 당신에게 맡기고 있는데 무어가 그리 쓸쓸한지요. 아주 잠깐 아쉬워하고, 눈 떠 호수의 정경을 담고··· 
그 아름다움을 당신의 사람들에게 말해 주세요.
즐거운 데이트를 하고 왔다며 자랑하고, 추억을 작은 동력 삼아 또 다른 하루를 보내는 것···. 그것이 내 소원입니다.
말마따나 치사하지만, 부탁하겠습니다. 

(범접할 수 없는 신성함이 감은 눈 너머로 또렷이 느껴진다. 따뜻한 체온, 단단한 육신이 시린 새벽 공기를 가르고 품에 들어온다. 짧은 포옹 후에 그가 당신의 뺨을 섬세하고 부드럽게 닦는다.)

(눈을 떠 보면 터오는 팔라라의 햇살이 당신을 비추며 체온을 대신하여 온기를 전한다.)
Rusalny (잠자코 눈을 감는다. 대꾸하고 싶은 말은 한가득이었으나 입을 다물고 상대의 목소리를 조금이라도 더 귀에 담는 것을 택한다. 아, 치사하고도 다정한, ...소유격을 붙이기에는 죄책감이 들 정도로 큰 존재.)

(그러나 이런 순간만큼은, 짧게나마 품 안을 그의 존재감으로 채울 때만큼은 감히 속으로나마 되뇌어 삼키는 것이다. 

나의 동행자. 피난처. 

나의..., 나의 연인.)

(땅을 딛고 선 사람들이 별을 올려다보며 소원을 비는 것을 떠올린다. 이 새벽, 함께 땅에 선 그가 내게 비는 첫 소원이니 마땅히 이루어 주어야겠다는 의무감을 가져야 하지 않겠는가. 흐른 눈물은 그의 손길이 거둬가고, 감은 눈 사이로 쏟아지는 빛에 슬며시 눈꺼풀을 들어 올린다.)

(여기 당신과 내가 지킨 아름다운 풍경이 있다. 꼭 그의 머리칼을 닮은 샛노란 햇빛이 호수의 수면을 반짝반짝 빛내는 것을 보며 괜스레 웃음을 터뜨린다. 이 아름답고 소중한 풍경을 나는 영원히 기억할 거야.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모두에게 나눠야지.)

응. 또 보자, 톨비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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